아들냄 공군 입대전 마지막 산행이라는 의미 부여가 부담이 된 탓일까요
산꾼들 입으로 입으로 살짝 살짝만 전해지는 영축산 오름 산길하나에
아득한 낭떠러지 너머로 고개 당당히 내미고 선 외송의 고고한 자태를 보여주고자 했던게 욕심이었습니다
들머리 지산마을에서 쉼호흡 단단히 조여 두고..
영축지맥의 아련한 울림을 눈가늠 해둘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조앞 독립가옥에서 산길로 들어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코끝에 스미는 들꽃 내음에 취해..
임도를 더듬어 반야암 갈림길에서 조차 그길이 틀린 길이란걸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조록싸리 군무에 마음을 주었다는 핑계가 통할까요..
예정되지 않은 능선을 넘고 스님들만 걸음 두시는 샛길을 따라..
겨우 겨우 극락암에는 도착 했지요..
그러나 일반인 출입 절대불가 호통에 기가 죽어..살며시 에돌아 오름길 올랐더니..
아뿔사!!...저기...백운암 오름길이 눈앞에 나타납니다...환장합니다..아주~..
후다닥 걸음을 돌려 비로암 갈림길까지 내딛는 새..드디어 딸램 눈초리가 샐쭉..해지기 시작합니다..
어쩔수 있나요..모르는 척...비로암에서 한숨 달랜후..
본격적인 산길 걸음...시작 했습니다..정말 당당하게..
그러나...그러나 저 지점이 문젭니다..오른쪽 산길로 가다 틀어야 할 산길을 무심결에 직진해서 가는 통에..
초록에 묻혀..
세월에 묻혀..
선행자의 발걸음조차 희미한..
영남알프스 최고 험난 능선을 더듬고 말았습니다..
깊고..
날서고..
아찔한..
그 길을 얼마나 오랜시간 두근대며...걸었던지요..
그렇게 눈물지게 오른 능선 끝에 저멀리 오늘 두번째 오름길의 표적쯤 되는 죽바우 등이 비칠 쯤에야..
뒤에서 길게 뿜는 아들냄 날숨 소리를 듣습니다..
아직은 머무를 때가 아닙니다..
영축지맥 주능선에는 산죽꽃이...애틋합니다..
함박등 갈림길에서 다시금 철지난 낙엽울음 남은 내림길로 떨어지면..
저어기...그 산의 노래가..그산의 울음이 한방울씩 고인...미치도록 달콤한 샘물 앞에서 이제 잠시 머물다 가도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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