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를 더 걸음두면 입영을 앞둔 아들넘에게 주절주절...애비의 푸념을 이야기할 용기가 생길까요..
입안가득 산을 삼키며 낯선 곳에 대한 어려움을 감춰내는 아들을 흘낏~ 보다...다시 그 산길 이어 갑니다..
살랑살랑..숨소리를 타고..
통도사 암자로는 최고 높은 곳에 자리한 백운암까지는... 한걸음 입니다..
무엇을 바램 하는지...말하지 않아도 알듯한 기도를 오랫동안 하는 옆지기 옷자락을 슬며시..당겨..
아련한 바람 그대로 남은 샛길..또 이어 갑니다..
아직.. 아들냄 어깨 두드릴 이야깃 거리..다 만들지 못했던 걸까요..
코끼리 코 모양을 한 바위를 지나..
뾰족 바위하나 다소곳한 저지점쯤에서..
우린 다시..
푸근하지만 거친.. 아늑하지만 외로운.. 산길 하나를 온몸으로 더듬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오래된 길이라 해도..지도에 잘 표시되지 않은 길이라 해도..
제대로 삐쳐 보이는 옆지기에게...머라 둘러댈 말이 없습니다..ㅠㅠ
...헤맨 덕에 예상에도 없던 죽바우등에 오를 기회가 생기지 않았냐고..얼르기는 했습니다만..
이제....오늘...긴 걸음 다독거릴 쥐바위와..능선길이 보입니다..
ㅎㅎ..쥐바위 능선 훤히 보이는 966봉을 내림하며..
이젠 주섬주섬 이야기 하려 합니다..
' 얌마...아들..'
'세상 사는거..
특히 사내 인생 이란거..
어찌보면 오늘 산길과 같은거야..
오르막이 있음 내리막이 있고..들숨이 있음 날숨이 있고..
특히.. 전혀 기대 하지 않았던 일에 맞딱드리면 당혹 스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겠지..
하지만 오늘 산길에서 네녀석이 보여 준것처럼..
당당하고 슬기롭게.....주먹 꼭쥐고 버텨냄..되는거야..
.............
아빠가 약속하마....
건강하게 군 생활 마치고 돌아 오는 날...오늘 보지 못한.. 그러나 그때도 멋지게 버티고 섰을..
네녀석만큼 당당하게 푸른 외송......꼭 다시 보여주도록 하지.
아들....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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