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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그곳에..

하동 지리산(외삼신봉-삼신봉-내삼신봉)

T-가라지 2021. 2. 24. 15:05

외삼신봉에서 매가 날개를 펼친 형상..왼쪽 내삼신봉...가운데 삼신봉..오른쪽 영신봉에서 내리는 낙남정맥길..

 

외삼신봉에서..삼신봉 왼쪽으로 이어지는 내삼신봉..쇠통바위..하동독바위..하동 형제봉..

 

삼신봉에서..왼쪽 내삼신봉..단천골..오른쪽 지리산남부능선..멀리 반야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 주능의 아찔한 품새..

 

내삼신봉에서..  영신봉에서 내리는 지리남부능선..삼신봉..외삼신봉을 거쳐 묵계재..고운동재로 이어지는 낙남정맥..

 

지리 주능과..남부능선..

 

내삼신봉에서.. 반야봉 영신봉 촛대봉 천황봉을 있는 지리 주능의 황홀한 몸매 다시 그려두기..

 

쇠통바위에서...아래 묵계리 청학동..오른쪽 청학봉과 하동독바위..

 

하동독바위에서 왼쪽 쇠통바위..송정굴암봉..외삼신봉에서 내리는 묵계능선까지..

 

하동독바위에서.. 관음봉.하동 형제봉..광양 백운산의 실루엣이 얼핏 차는 삼신지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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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지리산(외삼신봉-삼신봉-내삼신봉)  :  청학동주차장~김다현길~청학동탐방지원센타~삼신봉들머리~도인촌(다현이네) 왕복~삼막골(청학골)~미륵암옛길~미륵암터~묵계능선~외삼신봉~갓걸이재~삼신봉~쌍계사갈림~내삼신봉~송정굴(암봉)~쇠통바위~청학봉~하동독바위 왕복~상불재~삼성궁갈림~마고성~삼성궁~삼성궁청학박물관~청학동주차장

 

하동 지리산(외삼신봉-삼신봉-내삼신봉) gpx track  :  

2021-02-20 하동 삼신봉(외삼신봉-삼신봉-내삼신봉)__20210220_0842.gpx
0.26MB

※  산행거리  :  약 13.8km..   산행시간  ;  약 9시간 10분..

 

아들..지리산을 품어보자...

서툴겠지만..결코 포기할수 없는 당당한 네녀석 인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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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 배낭을 꾸리며

 

                             / 이 향 지

 

 

내가 당신을 향해

"기러기!"

하고 부르면

그 작고 가벼운 것 되어

날아와 주겠습니까

 

내가 먼 당신을 향해

"강물!"

하고 부르면

그 길고 맑은 것 되어

달려와 주겠습니까

 

당신은 무거우니 내가 찾아가려고

내게로 온 계절을 잊고

딱딱한 뼈를 버리고

 

당신은 그리움 모르니 내가

달려가려고

 

그리우면 그리운 쪽에서

그 작고 가벼운 것 되어

그 길고 맑은 것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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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날머리...청학동주차장..

 

 

청학동탐방지원센타..

 

삼신봉들머리..어라? 산방출입통제 기간이네...우짜지???

삼신산..

만고강산 유람할 제 삼신산이 어디메뇨 우리겨레의 가슴깊이 새겨진 산 삼신산 불행과 역경이

있을때마다 찾아가 촛불 켜고 향 피우며 기복하던 산 이곳에서 계곡가로 나 있는 산길을 따라

약 2.5km정도 오르면 해발 1284m 삼신산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는 신령님께 기복하던 제단이

있고 북으로는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지리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남으로는 

무수한 산봉우리와 남해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표지석 글귀..)

 

우선 도인촌 젤 아랫집...다현이네 잠깐 들러보고..

 

다현이..젊을 때부터 콧수염 기른 훈장으로 TV에 출연해 많이 알려진 김봉곤 훈장의 1남 3녀 중 막내딸.. 출연하는 트롯 경연마다 각광을 받는.. 요즘 잘 나가는 소녀가수..

 

그래서..도인촌 본가에서 회남재까지 약 8km의 길을 김다현길이라 명명도 해주고..ㅎ

 

옛다 모르겠다..먼길달려 왔으니 일단 들이대고 보자구..금줄 넘어 청학골로 쏘옥..

 

그런데 청학골엔 사방천지 고로쇠 수액 채취작업 중..

(설마 이것때매 산방 이름걸고 출입통제하는건 아닐테지..)

 

밑그림 그려둔 길이 있으니..미륵암옛길로 길머리를 돌리고..

 

 

미륵암터..

 

미륵암은 청학동주차장 근처에 같은 이름 암자가 있던데..여긴 옛 암자터???..

알수가 없군..

 

외삼신봉에서 남으로 흘러내린 지능선..

 

아...맞다!!...낙남정맥길 걸을때도 이구간은 키높이 산죽 천국이었지..

 

아들넘은 오래오래전 고생바가지 일출봉능선만 자꾸 기억해 내고..

 

외삼신봉( 1288.4m) 착..

 

외삼신봉에서 이어지는 낙낙정맥길..

 

건너편 멀리 미세먼지 속에서도 오롯한 자태 영롱한 지리주능의 영신봉..촛대봉..상봉(천황봉)..

 

이것저것 삼신봉을 그려내는 수많은 이야기기들 중 외삼신봉에 전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하나..

[일제강점기 일본이 한국인의 정기를 끊기 위해 우리나라 산 곳곳에 쇠말뚝을 박을 때 외삼신봉은 일본으로 산세가 이어진다고 해 쇠말뚝을 박지 않았다는 말이 전해지는 곳..]

 

아들..어때??...지리가 가슴에 스며 드는지???

 

올라온 외삼신봉 남릉..묵계능선..

 

(원)삼신봉을 중심으로 매가 비상의 날개짓을 하는 형상..

 

갓걸이재..

 

지나온 외삼신봉과 남릉 돌아보기..

 

삼신봉 옆..낙낙정맥과 삼신지맥이 분기되는 갈림점..

 

삼신봉

[경상남도 하동군청암면 묵계리에 있는 봉우리이다(고도 : 1,289m). 청암면과 산청군 시천면의 경계를 이룬다. 천왕봉에서 서쪽으로 제석봉, 연하봉을 거쳐 촛대봉을 지나 남쪽으로 맥이 뻗어나가서 삼신봉을 이루었다. 삼신봉은 다시 좌우로 팔을 벌려 내삼신봉과 외삼신봉의 지맥을 이루었다. 외삼신봉 아래에는 일월대와 미륵암터가 있다. 내삼신봉과 외삼신봉의 품안에 묵계리가 입지하고 있다. 묵계리는 지리산의 청학동으로 잘 알려진 관광지이다. 삼신봉의 지맥 사이에 Y자 모양으로 형성된 골짜기를 따라 농경지가 형성되고, 작은 분지상에 나지막한 산언덕을 등지고 자연마을이 입지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삼신봉 [Samsinbong]

 

영신봉에서 분기해 이어져 오는 낙남정맥..지리 남부능선..

 

가야할 삼신지맥상의 내삼신봉..

 

 

타박타박 산내음 안아가며..

 

내삼신봉 오름 암문..

 

내삼신봉 (1354,7m).. 세 삼신봉 중 가장 높은 맏형뻘이라 정상석엔 삼신산정이라 표기되어 있지만  원삼신봉을 삼신봉이라 통칭 하는건 원산신봉이 지리남부능선 낙남정맥으로 이어지는 주요 경유지가 될뿐더러 창학동을 둘러싼 성지의 가운데 지점에 누뚝 솟아있어 그리 불리는 듯 싶고...

 

[ 삼신(三神).... 삼신할매, 삼신바가지, 삼신할머니, 산신이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태(胎)를 보호하는 신을 삼신이라 했다고도 한다. 아기를 낳을 때 '삼신할매의 점지'로 낳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출산과 관계가 깊다. 이는 아기를 낳다가 죽는 일이 많았던 예전의 분위기를 말해준다. 아기가 커서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도 삼신의 배려는 절대적이었다. 전염병의 만연으로 어린아이들이 죽는 경우도 많았던 당시에 의학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점들을 어머니의 비손에 의지했던 것이다. * 비손: 두손을 비비며 치성을 드림
 삼신은 아기의 포태출산뿐만 아니라 15세 정도까지의 양육을 도맡아준다고 믿었다. 아기와 산모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21일(삼칠일) 동안은 미역국과 메를 지어 삼신께 먼저 정성을 올린 후 먹었으며, 아기가 무럭무럭 자라 백일이나 돌을 맞이하여 잔치를 벌일 때도 반드시 삼신을 모셨다. 신체(神體)는 일반적으로 안방의 아랫목 시렁 위에 자리잡으며 바가지 형태와 오지단지(삼신단지)로 나타난다. 바가지에는 햇곡을 담아 한지로 봉하여 안방 아랫목 윗벽에 모셔두며, 단지의 경우에도 알곡을 담아 구석에 모신다. 지방에 따라서 삼신자루(또는 삼신주머니)라 하여 백지로 자루를 지어서 그 안에 백미 3되 3홉을 넣어 안방 아랫목 구석 높직이 달아 매놓기도 하며, 이를 제석자루라 부르기도 한다. 아기와 산모를 위하여 치성을 드리는 삼신굿도 자주 행해진다... 펌글]

 

살방살방..산소리에 몸을 실었더니..어느새 조오기 송정굴 암봉이 보이는구만..

 

송정굴..

 

남북으로 관통된 이 굴은 임진왜란 때 송정 하수일 선생이 식구들과 피난와서 지냈던 곳이라고..

 

멀리서 잡으면 날카로운 암릉끝에 선 모습이 더 이채로왔을텐데..흠~..

 

온통 겨울의 뒷모습이 남은 길이라도..

 

결코 무료 하다거나 밋밋한 느낌이 들지는 않고..

 

오늘 꼭 보고팠던 쇠통바위는 그냥 직등해서 올라 보는걸로..

 

아이고오~..근데 무슨 바람...바람이...

 

쇠통바위..

 

내삼신봉에서 성제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중에서 청학동 계곡을 바라보는 능선에 마치 자물통처럼 생긴 쇠통바위가 있다. 청학동 사람들은 학동마을에 있는 열쇠처럼 생긴 바위로 이 쇠통바위를 열면 천지개벽과 함께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을 지니고 있다. 청학동은 전통시대에 이상향의 원형이었으며,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찬미했던 곳이다. 오늘날에는 도인촌과 삼성궁, 청학동 서당 등이 있으며, 관광지화 되었다

 

 

좌.우 두개의 암릉군으로 이루어진 쇠통바위로 오르 내리는 통천문..

 

바람에 놀란 가슴 다독이며 다다른 곳...이곳의 이름은 청학봉이 아니라 김선신의 두류전지(頭流全志)에  [설봉]이라는 정확한 이름이 남아 있다고..

 

아무튼 이곳은 독바위 능선의 분기점이 되는 곳..

 

하동독바위..

 

아래 청학동 마을에서 올려다 보면 독(도가지)의 손잡이 모양으로 뽈똥 솟아 있는 모양이라 하더만..

 

산길에서 보면 그저 유순한 독(DOG) 한마리가 넌즈시 청학동을 내려다 보는 모양..

 

독바위에서 보는 쇠통바위..

 

독바위에서 보는 송정굴 암봉..

 

그리고 삼신지맥 멀리멀리까지..

 

이름이나..모양새야 아무럼 어떨라구..매바람 살살 견뎌내며 오랫동안 폴딱폴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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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사진)..요기서 보면 독뚜껑 손잡이처럼 보이긴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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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바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청학동..

청학(靑鶴)은..... 신선이 타고 다닌다는 전설의 새다. 그래서 청학이 사는 곳을 청학동이라 하고 이 곳을 신선의 고장이라 했다.  신선이 청학을 타고 타고 다니는 지상낙원 무릉도원으로 세속의 어떤 혼란과도 무관하며,  무병장수하고 죽어서는 신선이 된다는 전설의 마을이다. 그럼 이곳이 진짜 청학동일까 ? 정감록에서는 진주서쪽 100리, 지리산 남쪽이라 했고,  김종직은 피아골을.  김일손은 불일평전을 유운용은 세석평전을 청학동으로 봤다....펌글)

 

 

이 각도에서는 이름붙인 바위 꼭지가 잘 나타나지 않는군..

 

청학동과 불일폭포 쌍계사로 갈라서는 상불재.. 여기서부터 성제(형제)봉 방향 남부능선은  악양환종주 갈림지인 시루봉 직전까지  약 1시간 소요거리가 그야말로 한치 앞과 하늘을 볼수 없는 고난의 산죽지대이고...

 

삼성궁으로 향하는 산허리길..

 

누군가의 소소한 장난질에 [불일]이 [불알]로 변해버린 이정표 옆에서 아들넘과 낄낄대며 헛헛한 웃음 나누다가..

 

고요함마저 산이름이 되어버린 길을 졸졸 흘러 내리기..

 

까짓 입장료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빼에엥 돌아 다시 거슬러 오르는 귀차니즘이 싫어서..

 

금줄 가로질러 후다닥 내려선 곳.. 마고성..

 

마고성은 인류의 시조를 모셨던 마고신궁을 재현한 곳이라 하는데 온전히 돌담벽길..

 

 

“검달의 ‘검’은 신성하다는 뜻이고 ‘달’은 땅을 의미해서 검달은 신성한 땅”.
검달길 곳곳에는 단군신화의 상징인 삼족오와 청룡·백호·주작·현무 등 사신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들이 붉은 육송과 어울려 신비함을 더한다. 삼성궁을 오르는 길에 자연스레 형성된 바위터널을 지나면 끝이 뾰족한 나무를 엮어 만든 움집이 나타난다. 마고 할머니 전설을 본따 만든 마고성의 일부분이다. 이 전설은 마고 할머니가 태초에 마고산에 살며 여덟 명의 딸을 낳고 이들이 땅의 어머니가 돼 인류가 시작됐다는

 

삼성궁..

 

 

[삼성궁(三聖宮)).. 삼성(三聖)은 환인, 환웅, 단군이며  삼성을 모시는 배달겨레의 성전이며, 수도장이다.

1984년경부터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던 仙道(선도)를 이어받은 한풀선사가  수자(修子)들과 함께 수련하며 하나 둘  돌을 쌓아올려 기묘한 형상으로 쌓은 1,500여 개 돌탑이 주변의 숲과 어울려 이국적인 정취를 풍겨낸다. 이 돌탑들은 이 곳에서 원력 솟대라 부른다.  삼한 시대에 천신께 제사지내던 성지, 소도(蘇塗)엔  보통사람들의 접근을 금하려 높은나무에 기러기 조각을 얹은 솟대로 표시를 했다.  지금 성황당에 기원을 담듯,  소원을 빌며 지리산 자락의 돌로 솟대를 쌓아 옛 소도를 복원하고 있다.  3,333개의 솟대를 쌓아 성전을 이루고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 문화를 되찾아 홍익인간 세계를  이루자며 무예와 가, 무, 악을 수련하는 이들의 터전이다..펌글]

 

예전에 입었던 청색 옷을 벗어 버리고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색의 날개옷을 입어버린 (그래서 학이 아니라 기러기쯤으로만 보이는..) 청학 박물관을 지나..

 

청학동 주차장까지..새로 다현길로 이름붙인 포장도를 따라..탈래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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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동에선 길을 잃어도 청학동이다

                                                 /   이 원 규

 

울지 마라

길 위에서 길을 잃어도 그 또한 길이다

 

아주 먼 옛날 우리가 오기 전에도

지리산은 그대로 여기 이 자리에 있었으며

아주 먼 훗날 우리가 떠난 뒤에도

섬진강은 마냥 이대로 유장하게 흐를 것이니

너무 촐싹거리며 쟁쟁 바둥거리지 말자

 

아주 오래 전에 두 마리 학이 날아와 둥지를 틀었으니

쌍계청학 실상백학이라

지리산의 남북으로 청학동과 백학동이 있었다는데

천년 전의 고운 최치원 선생은

두류산하 청학동에 와서 청학동을 찾지 못하고

아니 찾으려고만 했지 끝끝내 만들지 못하고

남명 조식 선생의 대성통곡은 천왕봉 천석들이 종을 울리고

매천 황현 선생은 절명시 삼수를 남기며 자결을 하고

비운의 산사나이 이현상 선생은 빗점골에서 총을 맞고

우천 허만수 선생은 스스로 지리산의 풀과 나무와 이끼가 되었다

청운 백운의 꿈은 마고할미 천왕할매와 더불어

지리산의 전설이 되고 신화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바야흐로 때가 무르익어

다시 백학 청학의 무리들이 날아들고

고운 선생이 돌아와 형제봉에서 악양동천을 내려다보며

이중환의 택리지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남명과 매천 선생이 7,250만 개의 싸리 회초리를 가다듬으며

네 이놈들아, 어서 종아리를 걷어라 호통을 치고

화산 이현상 선생이 돌아와 골골이 단풍을 물들이고

우천 허만수 선생이 노고단 천왕봉 케이블카 철탑자리에

심장과 허파와 생간을 내다 걸었으니

 

아주 오래 전부터 지리산중에 청학동이 있었고

3천 명의 신선들이 매일 먹어도 쌀이 나오는 동굴이 있었다는데

그 동굴이 거대한 항아리 모양의 악양동천이면 어떻고

화개동천이면 어떻고 구례평야면 또 어떤가

신선의 신(神)은 하늘과 땅의 이치를 보고 아는 사람이요

신선의 선(仙)은 산에 가까이 사는 사람이니

말 그대로 신선은 하늘과 땅의 이치를 아는 산사람이 아닌가

 

바야흐로 때가 무르익어 지리산에서

벼농사를 짓고 대봉 곶감을 깎는 사람이 곧 신선이요

녹차를 덖고 밥을 하고 아이를 낳는 선녀

집을 짓고 도자기를 굽고 찻상을 만드는 선남

천연염색을 하고 손두부를 만들고

면사무소 농협 가게로 출근하는 선남선녀

사진 찍고 그림 그리고 시 쓰고 기타 치는 신선들이 있으니

청학동을 찾아 헤매고 헤매다

수처작주(修處作主)라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

마침내 날마다 스스로 청학동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하여 지리산하 청학비지 바로 지금 여기 이곳에서

두 눈에 핏발이 선 채로

아직 신선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만 불쌍한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 신선, 아주 잠깐 불쌍한 신선이 아닌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곳이 청학동이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곳도 청학동이니

대체 어디냐고, 청학동이 어디냐고 묻지 마라

아주 먼 옛날 우리가 오기 전에도

지리산은 그대로 여기 이 자리에 있었듯이

끝내 찾지 못한 청학동은 있어왔고

아주 먼 훗날 우리가 떠난 뒤에도

섬진강은 마냥 이대로 유장하게 흘러가듯이

바로 지금 여기 오늘의 잔치 한 마당이 청학동의 현현이니

청학동은 정말로 있었다고 대대로 전해지리니

 

대체 어디냐고, 청학동이 어디냐고

너무 촐싹거리며 쟁쟁 바둥거리지 말자

청학동에선 길을 잃어도 청학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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