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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칠성봉릿지 2 (작은형제바위봉-칠성봉릿지-칠성봉-숙자바위-소토왕골)-2022.09.24

T-가라지 2022. 9. 30. 13:40

 

칠성봉..숙자바위..집선봉...위치사진..

 

설악산 공룡능선..

 

칠성봉 정상에서 대청봉과 공룡능선..

 

칠성봉 정상에서 왼쪽 화채봉...가운데 대청봉..

 

칠성대에서...공룡능선 끝자락 마등봉 지나 백두대간 황철봉..

 

숙자바위에서..가운데 왼쪽 집선봉과 권금성...오른쪽 노적봉.....멀리 울산바위와 달마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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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2 (작은형제바위봉-칠성봉릿지-칠성봉-숙자바위-소토왕골)  :  소공원 일주문~곰동상~신흥사~비선대~금강굴갈림~비탐갈림지점~지능선전망봉~안부~직벽구간~이빨바위~작은형제바위봉~칠성봉릿지~촛대바위~칠성봉~칠성대~숙자바위~손가락~집선봉갈림~무명와폭~두갈래폭포~무명폭포~입석~소폭포~무명폭포~노적암장~토왕성탐방로~주등로~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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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우고..

 

                                /  오  세 영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산이 된다는 것이다.

나무가 나무를 지우면

숲이 되고,

숲이 숲을 지우면

산이 되고,

산에서

산과 벗하여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나를 지운다는 것은 곧

너를 지운다는 것,

밤새 그리움을 살라 먹고 피는

초롱꽃처럼

이슬이 이슬을 지우면

안개가 되고,

안개가 안개를 지우면

푸른 하늘이 되듯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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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더듬어 올라..요상한 방울로 남은 바위 끝자락에서..

 

뒤따라 내리고 오르시는 분들 흔적도 차곡 챙겨내고..

 

날선 암릉길 다시 빼꼼빼곰 기어 오르느라 손끝 발끝에 알싸한 떨림만 한가득..

 

웬만큼 올라 섯나벼~..

 

찬연한 그리움만 가득한 산길 오랫동안 머물러야 할테지만...약속된 시간까지 맞출수 있을지 섣부른 걱정이 앞서니

 

무작정 주저앉아 퐁당거릴수만도 없고..

 

지나온 촛대바위와 오름 암릉 내려다 보며 쌉쌀 달콤한 들숨만 한번 길게..

 

요런 형상..

 

조런 빛깔 바위덤 기웃기웃 해가며..

 

남은 오름 암릉길 다시 조곤조곤 손짓발짓 더하기..

 

흠...요기만 살콤 에돌아 올라주면..

 

선답자들의 기록에도  항상 등장하는..

 

칠성봉릿지의 슬랩 암릉 구간..

 

요정도 경사 슬랩에는 제법 이골이 날만도 한 일행분들 과 우리네야..

 

요래 조래..자세 잡아주며 시간 더하기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만 들고..

 

세월이 고인 뾰족바위에 기대어 들숨고르기 한번 더..

 

큰형제바위골 협곡에 이는 바람에 슬쩍 달뜬 호흡도 나누어 주고..

 

여전히 배배꼬며 치솟은 교태 흐트러지지 않은 암릉길 헤쳐 오르다..

 

지나온 길 되새김하며 잠시 서성되는 동안..

 

오호~ 옆지기는 조오기 앞 칠성봉에 미리 눈높이를 맞춰내고 있었구만..

 

그렇다면 칠성봉릿지 암릉길은 대부분 올라선 셈..

 

건너편 망군대. 저봉릿지와 울산바위에도 내림 눈빛 보내며 가느다란 미소 한번 씨~익^^

 

눈앞 칠성봉 직벽구간만 더듬어 내면 날선 바위덤 달달 걸음도 끝이 나겠구만..

 

사전에 밑그림으로 두었다면 기필코 올라서서 설악의 그림자를 되새김 두었을 테지만..

 

칠성봉 정상에 먼저 눈인사 건넨 나머지 까닭없이 급한 마음은 울퉁불퉁 남은 암릉엔 슬쩍 곁눈질만 전하게 하고..

 

마침내 눈앞에 진면목을 드러내는 화채봉과..

 

부챗살처럼 아련하게 펼쳐진 칠성봉 직벽 암릉..

 

오른쪽 끝에 벌써 오름짓을 끝낸 일행분도 보이고..

 

다시 협곡 바람 스치듯 지나..

 

산부추 보랏빛 하늘거림을 흉내내며..

 

타담타담 암릉길 에돌아 오르면..

 

조오~기..칠성봉 정상이 코앞..

 

9월 하루...내 이름..내 마음을  바친 칠성봉 정상에서는..

 

대청을 간당간당 타고 넘는 9월의 가을 바람이..

 

공룡능선을 졸졸 타고..

 

엉거주춤...그러나 시나브로 동해에 이르고 있음을 알수 있고..

 

잠시 잠시 그 그리운 산내음을 덧칠해 보기도 하고.... 

 

오른쪽 대청..왼쪽 화채봉..아직은 열리지 않은 산길 흔적과..

 

설악 공룡의 울퉁불퉁...그러나 너무나 맵씨 고운 자태를 

 

꾹꾹 가슴에 다시 눌러 담은 다음...

 

다시 걸음두기 슆진 않지만 길은.. 이어 가야지..

 

칠성봉릿지 오름때부터 여기 칠성대 오똑한 콧날이 자꾸자꾸 눈에 밟혔섰거던..

 

먼저 올라선 옆지기 자박 발걸음 따라..

 

토닥 토닥 샛길따라 올라선..

 

칠성대 정상에서..

 

아직은 살아있는..아직은 풋내일수도 있는 산을 향한 보고지움.. 토닥토닥 등한번 두드려주고..

 

지나온 칠성봉 왼쪽 화채봉과 오른쪽 대청봉의 황홀한 어울림 눌러 담은 다음..

 

조오~기 눈앞 숙자바위로 폴폴폴..

 

 

건너편 권금성..안락암 뒤로 울산바위를 견주며 내림길 다독이다 보면..

 

오호... 어느새 숙자바위의 상징..개구리 연못..

 

옴폭 베인 자리에도 가을빛 어김없이 일렁이고 있음을 눈치챌수 있고..

 

왜 숙자..라는 이름을 얻었을까?..갸우뚱 고민을 하는

 

길옆에는 설악의 우아함 그 자체 솔체 꽃닢 소담스럽기만 하고..

 

노적봉 매콤한 자태 내려보며 다음 기약 야무지게 새겼으니..

 

이젠 설악 내림길 살금 타박..해야할 터..

 

조심히 가라는..오늘 스스로 최고였다는 손짓처럼 앉은 손가락 바위 그냥 모른척 할수는 없고..

 

삐죽 외바위마저 초로롬 가슴에 담으며..

 

숙자바위 직 내림길 살금살금..타박..

 

냅다 안겨오는 집선봉과 권금성...멀리 울산바위 도도한 자태에 힐끗 웃음 더하고..

 

애기 호랑이 몸짓 망울지는 달마봉 내다보며..

 

남은 콩닥거림 간신히 달래는 중....

 

이런 저런 사잇길 주섬주섬 달래다..

 

소토왕골 갈림을 주저않고 훓어 내려주면..

 

가을 물빛 졸졸 거리는 무명소폭 물빛에 슬쩍 손도 한번 담가보고..

 

이내 산새 울음처럼 통통거리는 두갈래 폭포에서 짐짓 설악 물맛도 한번..

 

폭포 기슭에 아롱지는 투구꽃 보랏빗 향내를 흥얼거리며..

 

한두곳 작은 폭포에 애살스런 눈빛 더하다..

 

도톰한 길가 선바위에 오늘 걸음 이정표를 데려다 놓으면..

 

흠....벌써 내려다 보던 노적봉 뿌리가 눈앞..

 

암장 날머리 이르기 전..

 

제법 긴 물살 고운...그러나 정확한 이름 알길 없는 폭포수에 잠시 가을로 머물다.. 

 

탈래탈래 소토왕골 노적봉 암장 들머리를 지나면..

 

나른한...그러나 살짝 애매할수도 있는 산길을 종종걸음으로 따라..

 

마침내 토왕성폭 탐방로 정규 등로에 착~..

 

서로 미소지며 주고 받아야 할 오늘 이야기 무지 무지 많지만..

 

달마봉 애기 호랑이 이야기..

 

울산바위 여기 머무는 이야기..

 

야무진 1.2.3.4 노적봉 다음 이야기...

 

먼저 두런거려야 할 이야기 눈앞 뒤에 가득이니..

 

소공원 곰동상에 마지막 자세을 잡으며 ..

황홀해서..꼼꼼해서 차마 눈물나는 설악 칠성봉릿지 이야기는 오랫동안 두도두고 꺼집어 내어 속닥거리며 우려내어 보는 걸로 약속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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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분중 지웅님은.. 꼬박 졸기 바빴던 부산행 버스안에서 언제 이런 가슴시린 장면을 담아 냈을꼬오~??..